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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7월 19일
![]() 예. 버드 타운센드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바로 루이스 캐롤의 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영화이긴 영화인데 뮤지컬 버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죠. 뮤지컬이긴 뮤지컬인데 포르노 버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춤추고 노래하고 섹스 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인 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판타지 문학이 궁극의 토탈 엔터테인먼트로 집약된 감동의 순간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제작자인 빌 오스코에 대해 언급해야겠군요. 세상의 모든 역사가 최초라는 수식어를, 최초라는 의미에 걸맞게 만든 이의 이름을 기려야한다면 오스코는 포르노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호출되어야 할 이름입니다. 그는 미국의 상업영화 극장에 최초로 포르노("모나")를 올린 제작자였으며, 포르노를 유성영화의 형식으로 업그레이드시킴으로서(상업영화관에서 상영되기 이전의 포르노 영화들은 사운드가 없었습니다.) 퇴화된 형태로 머물기를 강요당했던 음지의 하위문화에 동시대적 모양새를 가능하게 만든 개척자였습니다. 포르노를 여타 영화들과 동등한 지위로 끌어올린 건 아티스트가 아닌 재빠르게 시대의 변화를 감지한 비지니스맨의 몫이었던 게죠. 70년대 포르노의 황금기에 창세기가 있다면 그건 빌 오스코를 위한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어쩌면 이 영화가 뮤지컬 형식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사운드가 없는 영화의 답답함을 타파한 인물이 사운드가 입혀진 영화의 자유로움을 만끽하기 위함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비록 포르노라고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원작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영화입니다. 과감한 발상이나 어처구니 없는 유머도 원작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지죠. 하기야 내용을 바꿀 이유가 뭐 있겠어요? 그냥 적절하게 섹스장면만 집어넣을 수 있으면 그걸로 망고땡일 텐데. 영화의 각색도 이러한 의도 안에서 움직입니다. 주인공 앨리스(크리스틴 드벨)의 연령을 스무살로 높이고, 새침데기 버진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섹슈얼한 경험을 통해 진정한(?) 여인으로 거듭 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물론 디즈니 만화의 파란색 원피스 대신 가슴과 음모가 드러나는 의상은 필수. 하지만 의외로 외설스러운 느낌은 들지 않아요. 다 크리스틴 드벨의 청순하고, 귀여운 외모 덕이죠. 드벨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앨리스보다 사랑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조잡하고 촌스러운 영화입니다. 당연히 이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죠. 히피적 낭만과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인해 영화는 보는 내내 흥겨워요. 야한 영화 이전에 웃자고 만든 영화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일. 굳이 포르노팬이 아니라도 원작의 팬이라면 즐길만 해요. 물론 포르노니까 정치적으로도 급진적입니다. 시도 때도 없는 블로우잡과 동성애 크리,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의 섹스가 가열차게 벌어지니까. Wonderland에선 모든 게 자유롭고 누구나 평등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Subversive Cinema에서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타이틀로 X등급과 XXX 등급 두 버젼을 모두 수록하고 있습니다. 화질은 예상대로 열악합니다. 제작사로선 자신들이 발굴한 필름들 중에서 가장 상태가 좋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반작업에 딱히 신경쓴 것 같지는 않고.. 오늘날의 포르노와 과거의 포르노에 대한 관계자들의 인터뷰도 재미나요. 그나저나 "Limited Storybook Edition"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타이틀인데 정작 스토리북 비슷한 것도 찾기 힘들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