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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7월 02일
![]() 굳이 "데스 위시"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은 어렵지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이야기도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죠. 예를 들어 예기치 않은 폭력의 희생자가 스스로 복수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911 이후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고, 총을 들고 거리로 나와 사회의 악을 사살하는 주인공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색다르게 보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브레이브 원"이 신선하게 보이느냐? 결론부터 얘기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시기적절한 기획이라고 해도, 공권력 대신 민간인이 범죄자를 처형한다는 자경단 스토리가 뻗어나갈 수 있는 폭은 그리 넓지 않잖아요? 물론 영화는 "데스 위시"만큼 뻔뻔스럽지는 않습니다. 일단 두 주인공에겐 콘트라스트가 있어요. 강도들에게 폭행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인 에리카 베인(조디 포스터)에게는 내면의 상처를,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는 범죄자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사 머서(테렌스 하워드)에게는 무기력함을 던져주고 영화는 이를 세상에 대한 분노로 연결시킵니다. 뛰어난 배우들이 기대에 걸맞은 연기로 이를 능숙하게 살려냄은 두말하면 잔소리. 하지만 전체적으로 결함이 눈에 밟히는 영화입니다. 주제를 심화시키기위해 두 인물을 연결시키려다 보니 작위적인 설정과 우연이 끼어들고, 예리한 질문과 단단한 답변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정서적인 힘으로 납득시키려고 하거든요. 특히 결말이 나빠요. 상업적인 배려를 하는 건 좋은데 그게 너무 속이 보이는지라 실소가 나온다고 할까? 다른 결점들이야 노련한 연출과 연기로 커버될 수 있겠지만 결말은 그냥 어울리지 않는 옷을 걸친 격이라 구제가 안 돼요. "브레이브 원"의 성취는 선정적인 소재의 영화가 가지는 약점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이건 별 쓸모 없는 얘기지만 조디 포스터가.. 예뻐요! 지하철에서 그녀를 목격한 소년이 경찰 앞에서 그녀를 헐리우드 스타처럼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총질을 해댄다고 해도 조디 포스터는 여전사가 아니라, 두려움과 고통으로 흔들리는 인물에 가까워요. 하지만 툼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같은 캐릭터가 가질 수 없는 예민하고, (외형상) 인간다운 아름다움이 삐져나오는 건 어쩔 수 없죠. 늘 하는 생각이지만 조디 포스터는 헐리우드 배우같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유럽 배우같지도 않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