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루 파인더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설마 한가하시려고요. 일..
by 새침떼기 at 08/15 브레이크 기간이 있으니 .. by 미루 at 08/12 아, 제 설명이 좀 부족한 .. by 새침떼기 at 08/10 QC까지 나오지 않았던가요.. by 충격 at 08/08 우와, 이젠 정말 별에 별.. by 새침떼기 at 08/06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 by 티방 at 08/05 속임수/우옹, 암네시악을.. by fiil at 08/04 1. 우왕, 일산에 놀러.. by 새침떼기 at 08/03 1. 저희언니도 그 쪽에 .. by newt at 08/02 이사는 포장 이사 불러다.. by 새침떼기 at 08/01 최근 등록된 트랙백
더러운 손으로 눈 비비지마
by 수일옹 블로그 [Team_WAF] Good N.. by 개구쟁이♡WAF [M/V]Weezer - Bud.. by 악플스트림 무허가 비공인.. Radiohead - In Rain.. by 한나와 그 자매들 by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포토로그
태그
|
2007년 12월 31일
![]() 제가 처음으로 맛 본 웨스 앤더슨 영화는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였습니다. 반응은 그냥 (김구라 톤으로)"얜 뭐야~" 정도였어요. 원래 새로운 코미디는 적응이 필요한 법이잖아요? 천하의 주성치도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땐 완전 바보 취급 당했고, 국민 MC 유재석도 유재석표 난장의 기원이었던 "동거동락" 시절엔 폭격처럼 퍼붓던 비난과 야유를 견뎌내야만 했던 것처럼. 딴 얘기지만 국내에서 개성 있는 코미디 영화가 드문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데뷰작이 돈을 벌지 못하면 감독이 그 다음 영화를 찍기 힘든 환경이라 관객들로선 새로운 재능에 익숙해질 기회조차 갖지 못하니까요. 아무튼 "로얄 테넌바움",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 "다즐링 주식회사"를 연거푸 거치면서(바틀 로켓은 아직..) 저 역시 앤더슨 영화를 가열차게 즐기는 경지로 들어섰습니다. 이젠 거의 모든 작품을 DVD로 긁어모으고 있으니 꽤 중증인 듯.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에는 웨스 앤더슨에게 기대하고,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무덤덤한 개그와 오밀조밀한 디테일의 세공술이 반짝거리고, 늘 그와 함께 일하는 배우들이 등장하죠. 하지만 주인공 스티브 지소(실제로 영화에선 지주 정도로 발음돼요.)라는 인물의 실체를 엿보면 앤더슨 특유의 자그마하고, 아기자기한 세계로부터 뛰쳐나온 영화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는 자신의 팀을 이끌며 망망대해를 누비는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겸 해양학자이고, 베스트 프렌드를 죽음으로 몰고간 표범상어를 해치우기 위해 다시 바다로 나가려는 복수의 화신이며, 납치 당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해적을 습격할 정도로 용맹스러운 인물이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아내 엘레노어(안젤리카 휴스톤)에게 버림받고, 투자자에겐 신뢰를 잃어버렸으며, 자신이 찝쩍거리던 여기자 제인(케이트 블란쳇)마저 아들로 추정되는(?) 네드(오웬 윌슨)에게 빼앗겨버린, 한물 간 퇴물 감독이자 주책맞은 노인네이기도 해요. 인물을 돋보이게 만드는 거창한 설정들이 인물을 초라하게 만드는 자잘한 설정들에게 밀려날 때 우리는 이게 앤더슨의 영화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맷 데이먼이나 조니 뎁, 혹은 러셀 크로우가 연기했다면 콘트라스트가 근사하게 입혀진 인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림 없어요. 스티브 지소는 쏘 퍽킹 심드렁 빌 머레이니까. 웨스 앤더슨의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에 유독 불만스러운 평가가 많았던 이유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타당한 불만이기도 하고요. 줄거리를 요약하면 블록버스터 영화로도 손색이 없고, 스티브 지소의 여정 자체도 드라마틱하기 짝이 없지만, 활극의 역동적 쾌감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이니까요. 기본적인 설정은 그에 어울리는 사이즈와 드라마의 굴곡을 요구하지만, 예상대로 웨스 앤더슨의 세계에선 이 모든 게 그저 시큰둥한 개그의 소재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덕에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심하게 넘겨버리고, 남들이 하찮게 생각하는 부분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앤더슨의 개성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기도 해요. 누군가에겐 애들 장난처럼 시시해 보일지 몰라도, 앤더슨의 팬들이라면 이 사람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화려한 스케일과 선굵은 드라마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거예요.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앤더슨이 늘 공을 들이는 무대장치와 비쥬얼은 더욱 효과적인 매력을 발휘합니다. (해리 벨라폰테의 이름에서 따온)벨라폰테라는 이름의 배는 훌륭한 놀이 공간이 되어주고, 바닷속 풍경은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가득 하죠. 특히 스티브 지소와 그의 팀원들이 들락날락거리는 벨라폰테호 내부는 자크 타티의 세트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재치있게 북적거립니다. 수많은 등장인물에게 드라마를 굴러가게 만드는 역할을 주기 보다는, 전체 그림의 일부로서 생명력을 불어넣는 솜씨는 단순한 호작질로 매도하기엔 너무 사랑스러워요. 심지어 보고 있으면 그 험상궃게 생긴 윌리엄 데포 아저씨마저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을 지경이니까. 아울러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은 데이빗 보위의 곡들이 가장 아름답게 쓰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다른데 눈돌리지 않고, 오직 "Ziggy stardust"와 "Hunky dory"에서만 곡들을 발라내는 것만 봐도 역시나 이 양반의 선곡 센스는 으뜸. 그만큼 Seu Jorge(서 요게라고 발음해야 하나요?)가 직접 기타를 튕겨주며 포르투기쉬로 불러주는 보위의 곡들은 넘넘 로맨틱해요. 아하, 그러고 보니 이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극은 다름 아닌 "지기 스타더스트"의 앤더슨 버젼이었나 봅니다! 짤방은 크라이테리언 버젼이지만 제가 구입한 건 브에나 비스타에서 출시된 코드3번입니다. 크라이테리언의 부록들이 대거 누락되어 있지만 웨스 앤더슨이 노아 바움바크와 함께 한 코멘터리 등 알짜는 챙기고 있다는..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