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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2일
![]() 잭 힐의 "스파이더 베이비"는 1968년 "Cannibal Orgy, or The Maddest Story Ever Told"라는 제목으로 첫 시사회를 가졌습니다. 관객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최악의 반응을 지켜본 배급업자는 가차없이 필름을 창고에 처박아 버렸고 이후로 몇 차례 제목이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며 컬트 클래식으로 남게 됐죠. Merrye's Disease라는 질병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병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영화는 꽤 진지한 투로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이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성인이 아닌, 어린 아이의 상태로 돌아가는 증상이라 소개하며 세 명의 메리 증후군 환자를 등장시킵니다. 선량한 리무진 운전사 브루노(론 채니 쥬니어)가 이 불쌍한 아이들을 정성스레 돌보지만 만만한 일은 아니에요. 아이들이 너무나 천진난만해서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거든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 버지니아가 거리낌없이 집배원을 난도질해버린 어느 날, 재산을 노리는 친척과 탐욕스러운 변호사가 찾아오고, 집안은 이내 살육의 축제로 들썩거리게 되죠.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기 좋아하는 잭 힐의 성향은 "스파이더 베이비"에서도 확인됩니다. "코피"와 "폭시 브라운" 이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성격 자체는 별 차이가 없어요. 당사자는 나름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 같은데 늘 어딘지 어설프게 보이는 식이죠. 이러한 B급 영화적 미숙함은 보통의 경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놀림거리가 되기 십상이지만 여기선 사정이 좀 다릅니다. 잔인한 인간 도살극과 코미디라는 이질적 요소의 결합이, 이 사람 특유의 언밸런스함이 주는 우스꽝스러움과 너무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거든요. 론 채니 쥬니어가 부르는 주제가로 유쾌하게 시작하는 타이틀 시퀀스부터 비극적인 결말까지, 영화의 기괴한 분위기가 불러오는 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근사해요. 게다가 흑백 필름이라 클래식컬한 멋까지 깃들어 있고요. 센 장면도 있고, 꽤 무서운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이는 "스파이더 베이비"가 가진 매력의 일부일 뿐입니다. 지금의 기준에선 "아담스 패밀리"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 사건"처럼 유니크한 영화들을 훌쩍 앞서 간 것처럼 보여요. "스파이더 베이비"의 스페셜 에디션은 잭 힐이 손수 잃어버린 장면과 미공개 컷을 이어붙인, 말그대로의 디렉터스 컷입니다.(사진에는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찍혀 있지만 실제로는 디렉터스 컷이라고 인쇄되어 있어요.) 힐의 오디오 코멘터리를 비롯, 메이킹 필름, 60년대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졌는가를 증언하는 인터뷰 등등 부록들도 쏠쏠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