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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03일
![]() "Cripple Crow"는 데벤드라 벤하트가 기괴한 포크 싱어송라이터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깨뜨리고, 보다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보인 앨범이었습니다. 단촐하고, 꾸밈 없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 흔히 일어나는 변화(혹은 외도)이기도 하죠. 하긴 이해 못 할 일도 아닙니다. 로-파이도 좋고 미니멀도 좋다지만, 음악 한두 해 하다가 때려칠 것도 아닌데 평생 어쿠스틱 기타만 뚱땅거리며 살라고 하면 그보다 따분한 노릇도 없을 거예요. 누가 아나요? Nick Drake가 그렇게 일찍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당장 다음 앨범부터 밴드를 결성하고, 앰프의 볼륨을 높였을지. 어쩌면 훗날 닉 드레이크가 MTV 언플러그드 쇼에 출연하는 게 뉴스가 됐을지도 모른다고요! "Smokey Rolls Down Thunder Canyon"은 "Cripple Crow"에 이어 밴드 포멧으로 제작된 앨범입니다. 음악적 보폭을 넓혔다는 차원을 넘어, 컬러풀해졌다는 인상마저 풍길 정도로 다채롭기 그지 없죠. 2년 전 괴짜 포크 가수에게서 더 짙어진 사이키델릭의 흔적과 어쩔 수 없는 라티노의 DNA를 발견하고 흥분했던 이라면 삼바, 레게, 소울, 가스펠의 자양분까지 섭취한 벤하트의 세계에 도취되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 CD로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닐로 듣고 있는 것만 같은 60년대의 쌩짜 빈티지 질감은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노스텔지어 복원가가 누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비하면서도 담백한 초기의 매력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 애처로움과 봄바람처럼 귓가를 간지럽히는 흥겨움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벤하트의 목소리는 여전히 듣는 이를 무너뜨릴 줄 알아요. 데벤드라 벤하트의 앨범을 지르는 건 늘 즐거운 일입니다. 참고로 제가 구입한 건 Limited edition. 그의 아트웍과 노랫말 등을 담은 60페이지 분량의 책자가 포함되어 있는데 가격 차이가 얼마 되지않는지라 지름에 별 부담은 없어요. 근데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그림 실력은 신통치 않은 것 같다는.. 아, The Black Crowes의 Chris Robinson과 영화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Lover" 동영상입니다. 쏘오오오오오 히피이이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