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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01일
![]() * 스포일러가 있지만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결말이라는.. 프랭크 마샬의 "에이트 빌로우"는 일본에서 실사영화로 역대 최다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던 1983년작 "남극 이야기"의 리메이크작입니다. 음악팬들에겐 반젤리스의 테마음악으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하죠. "춤추는 대수사선"(1998)이 나오기 전까지 난공불락의 흥행기록이었다고하니 얼마나 거국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영화는 1958년 피치못할 사정으로 썰매개들을 두고 철수한 일본의 남극 탐험대가 몇 년 뒤 다시 남극을 찾게 되고, 죽은 줄 알았던 썰매개들과 조우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눈에 디즈니가 덤빌 만한 소재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실제로 디즈니 영화이기도 하지만, 다른 누가 만들었더라도 영화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진 않았을 거예요. 그만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들을 팽개쳐버린 인간의 죄의식과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썰매개들의 생존 의지라는, 실화 안에 자리 잡은 테마의 힘은 강렬합니다. "남극 이야기"가 그러했던 것처럼, "에이트 빌로우" 역시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운명을 피해갈 수 없는 영화에요. "에이트 빌로우"에 대한 가장 흔한 불만은 예상대로 "감상주의를 위한 작위성"입니다. 물론 타당한 지적이에요. 심지어 이보다 낫다는 오리지날조차 일본 개봉시엔 똑같은 불평을 들어야 했다니까요. 하지만 별 의미는 없어 보여요. 별다른 과장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소재이니 만큼 억지를 부리지도 않고, 흡인력도 무리없이 발휘하고 있거든요. 내셔널 지오그라픽이 아닌, 디즈니 동물영화라는 걸 감안하면 개들에 대한 인간의 자의적 해석도 꽤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는 편이고요. 여덟 마리의 개들에게 나름 캐릭터를 부여하고, 야생의 본성에 눈을 뜨고 생존의 방식을 터득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에이트 빌로우"의 근간을 이루는 건 한 인간이 개들 덕에 목숨을 건지고, 25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풍 때문에 개들을 두고 올 수밖에 없게 되고, 개들을 데려오기 위한 갖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죄책감에 괴로워하고, 뒤늦게 개를 찾아나서며 스스로를 치유하게 되기까지의 여정입니다. 썰매개들이 주인과 조우하는 클라이막스가 가슴 벅찬 건 대자연의 위협도 굴복시키지 못한 생존 의지가 이루어낸 기적을 확인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 때문이기도 해요. "에이트 빌로우"는 여러 면에서 원작과 다른 선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부분만 언급해 보자면 남극에서 썰매개들의 출입이 허용되었던 마지막 해인 1993년으로 배경이 바뀌어 있고(이후로는 개홍역이 바다표범에게 치명적이라는 이유로 썰매개들의 반입이 금지됩니다.), 여덟 마리 중 여섯 마리가 살아남는다는 점(실제로는 15마리 중 2마리만이 살아 남았습니다.) 정도? 아마도 가족 영화에서 개들을 여섯 마리씩이나(!) 죽여버리기엔 부담스러웠나 봐요. 극장 안이 어린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채워지는 걸 바라지않는 관객이라면 이런한 결정에 지지를 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2년이라는 시간을 6개월로 단축시켰으니 마냥 억지는 아닌 셈이죠. 걸작과는 거리가 멀지만 서스펜스와 감동이 균형있게 자리 잡은 "에이트 빌로우"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크리넥스를 준비하시길.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될 테니 여자와 함께 보는 것도 가급적 삼가하시고.. 6마리의 시베리안 허스키와 2마리의 알래스칸 말래뮤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무리의 막내였던 맥스가 리더 마야에게 자신의 후계자임을 인정받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대견하던지..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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