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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18일
![]() ![]() ![]() 조지 클루니의 "굿 나잇 앤 굿 럭"은 CBS방송국에서 명성을 떨쳤던 시사프로그램 "See it now"의 진행자 에드워드 R. 머로(데이빗 스트래세인)를 그린 영화입니다. 그의 일화 중에서도 조셉 매카시의 무자비한 빨갱이 사냥에 맞선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죠. 영화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온나라를 휩쓴 집단광기에 맞서 진실을 알리려는 언론인들의 활약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를 돌아보는 거죠. 미국의 근대사에서 매카시즘은 지워버리기 힘든 트라우마이고, 그래서인지 이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쏟아져나왔고, 또 쏟아져 나오는 중입니다. 예술가들에게 이만큼 매력적인 소재도 드물 테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에요. 진지한 자의식을 뽐낼 수 있고, 미친 세상에 대한 우화로 써먹기도 쏠쏠하며 무엇보다도 요즘시대에 대한 성찰의 도구로도 손색이 없잖아요? 영화마다 하고자 하는 얘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이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이야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설사 매카시가 몰락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달리질 건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 영화의 미끈함은 동시에 이 영화가 가진 한계도 돼요. "컨페션"을 봤을 때도 느낀거지만 클루니의 연출에선 어쩔 수 없이 스티븐 소더버그의 (실험 영화들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소더버그의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 없는 위치라는 건 이해하지만 만든 이의 정치적 입장을 들려주려는 진지한 영화들이 가지는 진부함을 털어내기엔 이런 식의 연출이 너무 밋밋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죠. "굿 나잇 앤 굿 럭"은 무난한 영화지만 매카시즘을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영화들에 대한 상식적인 기대치를 넘어서진 못합니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이에 대한 색다른 영화들과 마주할 날이 올테고,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도 있겠죠. 황교주와 열혈 신도들 정도면 썩 괜찮은 소재가 되지 않겠어요? |